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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남의 애처로운 구애가 "나를 받아주오"

음악 페이퍼♪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3. 3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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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3월 31일 화요일

'127번째 음악페이퍼'


 



장기하와 얼굴들


" 나의 질문에 너의 고개는 설레설레, 너는 왜 심지어는 눈물조차 안 흘리나, 다시 물어도 너의 고개는 설레 설레 너는 왜 그 상황에서 미친듯이 웃어댔나~ 이제는 기회가 없나~"


옛 말에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란 말이 있다. 정말 없을까? 개인적인 생각으론 그것도 '사람나름'이다. 너무 매몰찬 얘기가 아닌가 싶기도하지만, 정말 냉정히 생각해보면 '그렇다'. 아무리 너 때문에 조각난 마음, 헤집어진 마음, 바닥난 내 마음 드러내며 "나를 받아주시오"를 외친다한들, 안되는 건 안되는 게 여자의 마음이다. 한번만 눈 딱 감고 받아달라는 그의 애처로운 구애가....조금 안됐긴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최근 인디계의 서태지란 화려한 타이틀을 얻은 '장기하와 얼굴들'의 <나를 받아주오>를 듣고 있자면, 대책없이 들이대는 한 찌질남의 고백이 참으로 애처롭다. 너덜너덜해진 마음을 감당할 길이 없어, 다 큰 청년이 염치,눈치 불구, 눈물콧물 다 짜내며 '받아달라' 떼를 쓰기까지 하는데, 그녀에겐 그 고백이 얼마나 뜬금이 없었던지, 그 상황에서 눈물은 고사하고 미친 듯이 웃어대기까지 했단다.


발바닥에 '쩍'하고 달라붙은 장판이 난지 내가 장판인지 모르겠다는 이 청년의 싸구려 커피같이 촌스런 고백. 대책없이 들이대는 그의 고백이, 그녀에게는 일말의 망설임도 필요없는 "땡" 처리 감이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이 순진무구한 청년은 소주를 잔뜩 마시고, 엉엉울며 그녀에게 전화를 또 해버렸단다. 


캬아, 이쯤되면 정말 받아줘야 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요즘은, 여자에게만 여우같단 표현을 쓰지 않는다. 여우같은 남자도 얼마나 많은지. 이리재고 저리재고 머리속에서 계산기 두드리는 소리가 다 들릴 지경이다. 그에 반해, 촌스럽도록 순진한 이 청년의 고백은 곤란하긴해도, 어찌보면 참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나를 받아주오> 쿵짝쿵짝 장기하식 뽕필이 주는 이 걸~쭉하고 촌스런 멜로디와 해학이 담긴 가사를 듣고 있노라면, 달달한 막걸리가 생각나지 않을 수가 없다. 거기에 미미시스터즈의 화려한 의상과 자막에서도 나오듯이, 그녀들의 싼티나는 어깨그루브는 이 곡을 더 감칠맛나게 하는 요소다. 비틀즈와 산울림 같은 음악을 하고 싶다는 장기하의 음악이 인디계의 반짝이슈로만 그치지 않길 바란다.


anyway, 이쯤해서 그만 받아주면 좋으련만 ^^

 


나를 받아주오 - 장가하와 얼굴들-
(음악은 02:09부터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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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백하기 좋은 '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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