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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비가 건네는 힙합 세계로의 통행권, <The Passage>

음악 리뷰♪/앨범 리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5. 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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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비. 그가 누구인지 먼저 알아야 그의 앨범을 듣는 것이 좀 더 편안해지겠죠? 간단하게 Kebee의 소개를 하자면.... 일단 힙합 레이블인 소울컴퍼니의 사장입니다. 그리고 나이를 점점 먹어가지만 옷차림이나 데뷔 시점등을 보면 소년의 이미지가 강합니다. 일단 키비라고 하면 대한민국 힙합씬에서도 상당히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가사들을 써내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이는 앞서 말씀드린 소년의 이미지라는 것과도 결부돼 그에 대해 동화적인 느낌을 갖게 하기도 하지요.


아티스트에 대한 것은 이정도로 하고 이제 3집 앨범 <The Passage>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요. Passage. 음악에서 얘기할 땐 한 구절을 얘기하는 것인데 이 앨범 타이틀로 내건 Passage는 그런 뜻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1번 트랙에서부터 알 수가 있습니다. 1번 트랙 Soulport. 이 곡을 듣고 있자면 내가 지금 어디론가 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예를 들면.... 순간 이동을 시켜주는 기계 안에 들어가 목적지를 누르고 그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들려오는 멜로디랄까요? 그런 면에서 이번 앨범의 타이틀 Passage는 통행, 여행, 아무튼 어떤 이동을 포함하는 의미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저는 통행권 정도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이 앨범은 리스너들 모두를 키비의 환상적인 힙합 세계로 들어가게 만드는 통행권이 될 것 같거든요.^^


앨범 전체적으로 프로듀싱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그 예로 그동안 키비에게서 발견하지 못 했던 것들을 발견할 수 있었지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그간 키비는 상당히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가사와 멜로디들을 보였던 것에 반해 이번 앨범에선 한층 무거워진 가사와 멜로디를 선보입니다. 사회의 부조리를 비판하는가 하면 과격해진 멜로디로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지요. 예전 앨범에선 소년같은 모습이 지배적이었다면 이젠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


이는 9번 트랙인 Goodbye Boy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스스로 Boy라 칭하며 '소년이여, 잘 가라'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이번 앨범을 통해 키비는 훨씬 더 나은 아티스트로서 한꺼풀 허물을 벗었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이지요. 2번 트랙과 3번 트랙, 'Diving'과 'Wake Up'에서 보여주는 강렬한 비트들은 이를 확연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편 그와 함께 프로듀싱을 한 Loptimist의 가세 또한 이번 앨범의 완성도를 한층 높여주고 있습니다. 전에 써니님이 음악페이퍼로 포스팅한 적이 있는 곡인 '잃어버린 아이들의 숲'에서 키비에게 환상적인 멜로디를 선사했던 그는 이번 앨범에서도 한층 발전된 모습으로 키비를 돕고 있습니다. 그의 편곡으로 인해 키비의 랩 스킬이 한층 더 빛날 수 있었습니다.


이 점이 바로 이번 앨범에서 제가 주목하고 있던 점이었습니다. 키비의 장점은 뭐니뭐니 해도 그의 스토리 텔링 능력입니다. 이 스토리 텔링에 비하면 그는 플로우나 라임에서 조금 떨어지는 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앨범 그가 다릅니다. 괄목할만한 랩 스킬에 발전이 있었습니다. 특히나 플로우 면에서 말이죠. Loptimist의 편곡이 쓸데없는 사운드를 최소화함으로써 키비의 보이스를 한층 더 잘 살려준 것 같습니다. 참 쿵짝이 잘 맞는 팀이죠.



Kebee - <Wake Up>


우리의 영혼을 저 멀리 아득한 곳으로 떠나보내고 강렬한 비트를 들려준 키비는 다시 본래의 감성키비로 돌아옵니다. 4, 5번 트랙인 '사진기'와 '불면제'에서 그 특유의 문학(?)적인 가사를 쓰기 시작합니다. 특히나 5번 트랙은 제가 이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키비의 속사포 랩과 플로우가 단연 돋보입니다. 힙합 아티스트들 사이에서 많은 피쳐링으로 이름을 알린 샛별의 후렴구 부분도 중독성 있구요.


6번 트랙, '화가, 나'에선 절친 넋업샨과 Loptimist가 직접 랩을 함께 했습니다. '나는 화가'라는 뜻과 '나는 화가 난다'라는 이중적인 뜻을 내포하고 있는 이번 트랙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아쉬워하고 있는 트랙입니다. 먼저 키비의 보이스와는 잘 어울리는 곡 전체적인 분위기가 넋업샨의 목소리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거든요. 넋업샨 특유의 발랄함이 좀 묻힌 감이 있습니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 곡은 'Go Space'입니다. 상당히 가벼운 느낌의 곡이예요. 가볍다기보단 뭔가.... Funky한 느낌의 곡이지요. 키비의 목소리와도 단연 잘 어울리고 Featuring을 맡은 Soulman도 곡을 상당히 잘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이 곡을 듣고 있자면 저 우주로 통통 튀어나가야 될 것 같아요. 몸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지요.^^


지구가 네모나다 모두 믿었을 때
아니란 걸 증명하겠다고
일어선 게 오직 콜롬버스
진짜 네모나면 어쩔까
걱정으로 속이 다 울렁거렸어
꿀꺽 침을 삼키고
파도가 올까 주변을 살피고
바다를 타고 새 땅을 밟고
이번엔 우리가 우주로 떠나자고


상당히 재미있는 가사 내용도 이 곡을 듣는 재미를 한층 더해주고 있습니다. 콜롬버스가 '아니오! 지구는 네모나지않소!'라고 얘기해놓고 '진짜 네모나면 어쩌지'라며 입술에 침이 바짝바짝 말랐을거라 생각하니 빙긋 웃게되는데요? 키비는 스스로를 콜롬버스에 빗대면 이젠 자기가 우주로 떠날 차례라고 얘기하고 있네요.


이 외에도 타블로와 함께한 '이상한 나라의 엘리트', 훌륭한 발라드 곡이라 해도 믿을만큼 감성 풍부한 멜로디와 가사를 가진 '인사'까지.... 우리의 영혼을 한바탕 아늑하게 해둔 키비는 다시 '이 별에서 이별까지'라는 곡으로 우리를 원 위치에 돌려놓습니다. 앨범의 시작 트랙만큼이나 완벽한 마지막 트랙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키비의 이번 앨범은 그의 성장을 확실히 보여주는 앨범인 동시에 정말 말 그대로 목마른 힙합씬의 단비같이 내려준 앨범입니다. 그간 들을만한 힙합 앨범의 등장이 없었던 터라 실력있는 아티스트의 읊조림이 듣고 싶었던 리스너들에겐 정말 반가운 앨범이구요.


소울컴퍼니의 소년 사장, 키비! 그의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고 싶다면 이 앨범은 필수입니다!


wmino의 추천 트랙


- 5번 트랙 '불면제', - 7번 트랙 'Go Space', - 10번 트랙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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