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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행은 누군가에겐 지루한 현실

음악 페이퍼♪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0. 1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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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12일 월요일

'158번째 음악 페이퍼'


오전 8:30분 떠나기 전

                          
마지막 여름이 될 때쯤, 도쿄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제는 누가봐도 확연히 가을이라 할 수 있는 10월인데, 한달이 조금 지난 지금, 그때의 이야기를 꺼내는 건,  mp3에서 흐르는 위저(Weezer)의 음악 'Island in the sun' 을 들으면서 다음여행은 도시가 아닌 조용한 섬에서 아무것도 하지않는 '휴식'도 꽤 괜찮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이번 여행은, 한 6년 전에 다녀왔던 일본여행과 느낌이 참 많이 틀리더군요. 그 때에 비하면, 사소한 것들에게도 감탄하게되고, 새롭게 느껴지는 것들이 참 많았어요. 아마도 몇 년의 시간동안, 조금은 성장했기 때문이거나 or 쓸데없는 잡념이 많아진 탓이겠죠^^


특히, 이륙할 때의 비행기 엔진소리 하나에도 그것이 주는 설렘이 얼마나 큰지를 깨달았고, 하늘 위를 날고 있는 동안 모든 잡념들이 사라지는 순간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 여행의 기쁨을 맛보았죠. 그리고 도착해서는, 여행 시나리오에는 전혀 없었던 지하철 사고 때문에 1시간 동안 알아듣지도 못하는 안내방송을 소음처럼 듣고 앉아있었습니다. 여행의 현실이 출발 전의 상상 속에서 만큼 로맨틱하기는 쉽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었죠.


사실, ‘도쿄’와 내가 살고 있는 ‘서울’은  서로서로 크기를 자랑하는 높은 빌딩에, 쇼핑센터들에, 각종 카페과 사람들이 바글한 도시라는 점에서  별반 다를 것이 없었지만, 그래도 ‘여행’이란 이유 하나로, 모든 것이 낯설고도 새로워 보였어요. 지나치는 간판 하나도, 쓰레기통도, 자판기, 심지어 동네 담벼락에 앉아있는 고양이마저도...평범한 이 모든 것들이. 이국적으로 보이는 것. 여행자가 되면, 이렇게 모든 것들을 특별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부여받는 모양입니다. 
 

여행의 기술
그리고, 그 특별한 시선을 기억속에 남기기 위해서 대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한번 생각해 봅니다. 오로지 내 눈을 통해서만 바라보던 그것들을, 글이나, 사진이나, 그림이나 혹은  내가 서있는 그 장소와 절묘하게 어울리는 음악을 찾아 듣고 이처럼 기록으로 남기는 것. 이렇게 여행을 포장하는 기술들 때문에, 돌아온 일상에서 그 여행이 주는 가치가 더 커지는 거겠죠.


참 희안하다 생각되는 것이, 이렇게 아름답게 포장되고 있는 내가 하는 그 여행이 그 도시의 누군가에겐 지루한 '현실'일 뿐이라는 사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결국 어쩌면 모든 건 기억의 재구성일뿐이란 생각도 들고 말이죠. 모두 같은 '눈'을 가졌지만, 그것을 보는 '마음'은 다 틀린 것처럼 말이에요. 우리에게 그저 특별한 것 없어보이는 공간에서, 일본인 관광객들이 감탄하고, 사진을 마구 찍어대는 걸 생각해보면 더 와닿습니다.  


요새 Weezer의 음악을 꽤 자주 듣는데요, 특히 island in the sun은 다음번 여행은 여유가 된다면, 조용한 섬에서 그야말로 휴식이란 즐겨보고 싶단 생각을 문득 들게 했습니다. 고민과 걱정들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 바로 '여행' 아닐까요..그런 의미에서 또 짐을 싸고싶은 충동이 마구 일어나는 요즘입니다. ^^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Hip~Hip♬ 들을 때마다 어깨가 들썩들썩 하게 되는 명곡, 망설임없이 추천해주고 싶은 Weezer의 Island in the sun입니다. (덧붙여, 알랭드보통의 '여행의기술'이란 책도 추천입니다)




Island in the sun 
 
Weez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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