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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가 다 담겨있는 곳, 택시.

음악 페이퍼♪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1. 1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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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12일 목요일

'169번째 음악 페이퍼'


안녕하세요. WMINO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음악 페이퍼를 통해서 만나뵙게 되는게 왜 이렇게 오랜만인지 모르겠어요. 군인 신분인지라 그간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답니다. 오늘은 왜인지 감수성이 풍부해지는 그런 날인 것 같아서요. 제 얘기를 조금 해보려구요.





저희 아버지는 대한민국에서 택시를 운전하세요. 네. 많은 사람들이 그러잖아요. 택시 기사 라는 직업은 많은 가장들이 최후의 선택하는 수단이라고.... 그래서 저도 많은 반대를 했었는데 현실은 정말 그렇지가 않더라구요. 근데 휴가 나갈 때마다 '요즘은 할 만해요, 아버지?' 물으면 웃으면서 좋다고 말씀하시네요. 워낙 무뚝뚝한 분이라 어려울 줄 알았는데 승객들이랑 많은 이야기들을 하나봐요.


하지만 어디 좋을 수만 있겠어요? 왜 길을 돌아서 가냐면서 호통치는 사람들, 돈 안 내고 도망가는 사람들,  택시 기사를 자기 운전기사 마냥 부리는 사람들.... 별 사람들이 다 있다고 하더라구요. 아버지 이렇게 힘든 거 알기에 요즘엔 저도 운전하다가 택시기사님들이 비매너 운전해도 아무 말 안 한답니다.:D


휴가 나갈 때마다 아버지랑 얘기하면 오늘은 손님들과 어떤 얘기했고 어떤 일들이 있었다고 말씀하시는 걸 보면 기분이 좋아요. 그 이야기들을 듣다보면 정말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들도 많거든요. 하지만 또 막상 생각해보면 우리 주위에서 있을 법한 일들이 많아요. 그래서 오늘은 그 중 몇 가지 이야기를 소개해드리려구요. 밑에 음악 재생을 누르시고 글을 쭉 읽어주세요.


잔돈은 됐어요
Dynamic Duo


잔돈은 됐어요 아저씨
오늘은 기분이 좋거든요
몇 년전에 멀어졌던 친구놈과 간만에 한잔 걸쳤거든요
없으면 못 살 것 같이 가까웠던 그 놈과
왜 그 땐 그렇게 충돌했었는지
사나이들이 째째하게 질투하고 경쟁했는지
주변에 털털한 친구들이 우리 때문에 짜증 좀 났을걸
생각하면 머쓱 중간에서 겪은 맘고생에 속 많이 탔을걸
우습게도 시간이란 놈이 우릴 중재해줬어
이젠 풀었어요 완벽히는 아니라도
시간이 나면 동네 사우나나 같이 가게요
말이 너무 길었죠 제가 너무 취해서 수고하세요



잔돈은 됐어요 아저씨
마치 아버지처럼 좋은 인상에 친절하셔서
저도 기분이 좋거든요
요즘같이 각박한 세상에 매사에 짜증이 났지만
햇살같은 아저씨의 미소를 보니 모든 게 다 풀려버리네요
에휴 왜 그렇게 살아왔는지 제가 너무 한심하네요
경기는 안 좋아 벌이는 줄어들고 거리는 막히고 머리는 아파도
그럴수록 웃어야지 하시는 아저씨의 말씀 뒤에 낀 한숨
알아요 힘든 삶에 감춰진 아저씨의 웃음
하지만 아저씨는 아저씨의 부인과 자식들의 영웅이잖아요
멋지세요 힘내세요 힘내세요



잔돈은 됐어요 아저씨
오늘 본 면접은 왠지 잘 될 거 같거든요
이 짓거리도 벌써 몇 번째인지
이제는 몇 개인지 기억도 잘 안 나요
보냈었던 이력서가
노는 게 미안해서 집에 들어가기도 좀 그래요
사실 좀 그래요
노력해도 늦었다는게 뼈저리게 느끼고 있어요
학벌의 한계 전공한번 살려보겠다고
다니던 중소기업은 월급도 받기 전에 망했고
그나마 인턴으로 들어갔던 대기업에
서너반년 넘도록 잡일만 했죠
나름 4년제 나와서 그게 아까워서
아직 막일은 안해봤어요
근데 아저씨 택시하려면 면허말고 또 필요한거 있나요
아니에요 다 왔네요 내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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