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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평생 사랑해줘, 그럼 내가 더 많이 예뻐해줄게.

음악 페이퍼♪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1. 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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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28일 목요일

177번째 음악 페이퍼


저기 저 녀석이 걸어와요. 푸훗, 그렇게 뛰어다니지 말랬는데 또 뛰어와요. 흥, 그럼 안 늦으면 되잖아, 바보. 그러고선 하는 말이라곤 매일 '헤헤, 미안.'. 그럼 안 미안하게 하면 되잖아. 좋아, 귀여우니까 한번 봐줬어. 자아, 오늘은 뭐 먹지? 점심도 먹지 말고 나오라고 해놓곤.... 뭐어!? 여러분, 얘 지금 뭐라는거예요? 분식집을 가자고? 뭐야. 근사한데 데려갈 줄 알고 한껏 차려입고 나왔는데.... 그래. 사정사정하니까 한번만 가준다, 어디 맛없으면 죽을 줄 알아!




흐음.... 뭐 먹을만하네. 좀 더 먹겠냐고? 그걸 물어봐야 아니? 내 표정을 봐라, 맛있어죽겠다 이런 표정이잖아, 바보야! 그럼 만난지 한 달 밖에 안 된 남자친구 앞에서 허겁지겁 먹는걸 봐야 '아, 얘가 배고프구나.'라고 느끼겠니? 으이그.... 저렇게 눈치가 없어요, 아주. 순대도 맛있어보이던데 결국 못 먹었잖아. 그래, 오늘은 이 녀석 친구들을 만나야 하니까 순대는 참자. 이에 끼기라도 하면 곤란하잖아.


좀 걷자고? 너 정말 너무 연애 초보인 거 티내는 거 아니야? 이거 굽이 얼마나 높은데 하이힐 신고 온 사람한테 좀 걷자니. 쳇, 그래도 어쩌겠어. 여기서 노발대발할 순 없잖아? 나는 조신한 여자니까. 호호호호호. 아무튼 이 추운 날 청계천을 가자니, 너도 참.... 하긴 나 아니면 누가 너랑 이렇게 만나겠니? 좋아, 좋아, 가준다, 가줘. 대신 나중에 두고봐!




이봐, 이봐. 내가 추울 줄 알았어. 발도 아프고.... 휴우.... 잠깐 앉았다가자고?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아이고, 내 발아. 곰같은 남자 만나면 이렇게 몸이 고생한다니까. 짜식, 이렇게 옆에서 보면 참 귀엽단 말이야. 응? 뭐야. 줄 게 있다고? 머리핀이네? 오다가 내 생각나서 샀다고? 오~ 오는 길에도 내 생각을 했단 말이지. 하긴 내가 좀 예뻐야지. 녀석, 볼수록 귀엽단 말이야. 좋아, 오늘 나한테 점수 좀 땄다. 오늘 니 친구들이 엄청 부러워하게 해준다!




얘 봐라? 나도 술 마실 줄 안다니까 왜 자기가 자꾸 내 술을 먹고 그래? 니가 계속 그럼 내가 니 친구들 앞에서 뭐가 되니. 니가 그러니까 팔불출 소리 듣는거야. 얼른 이리 내. 자아. 넌 이제 그만 쉬어. 자기 몸도 못 가누면서.... 기분이다! 오늘 누나가 너까지 책임져주마. 부어라, 마셔라~




뭐야. 어떻게 된거지? 나 분명히 술 마시다가....? 어라? 나 가만히 있는데 몸은 움직이네? 아. 이 녀석이 나 업고있구나. 이 멍청이! 니가 나 업으면 무거운 거 다 티나잖아, 바보야. 가뜩이나 요즘 살찌고 있는데....


많이 무겁지?


아니, 괜찮아. 하나도 안 무거워.


안 무겁긴 뭐가 안 무거워, 바보야.


정말이라니까. 근데 너 늦어서 어쩌지. 너 늦게 들어가면 안된다면서....
부모님께 혼나겠다.


(그거 내숭이었다, 요 녀석아.) 괜찮아. 근데 너 등이 참 넓구나. 따뜻하네.


오늘 나 때문에 힘들었지? 하이힐 신었는데 걷자고 하고 맛없는 거나 먹자고 하고.


(그래, 이 빵꾸똥꾸야!) 아니야, 괜찮아.


내가 이렇게 연애를 하는게 처음이라서 뭐든 서툴러.
니가 이해해줘. 그래도 나.... 너 정말 좋아해.


.... 응. 알아. 지금처럼만.... 그렇게 해줘.
평생 나만 사랑해줘. 그럼 내가 더 많이 예뻐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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