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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 래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앨범. e.via

음악 리뷰♪/앨범 리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7. 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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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여자 랩퍼는 정말 희귀합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윤미래 외에 또 아는 랩퍼 있으신가요? 거의 없다시피 하죠. 예전 허니패밀리의 소속이다가 지금은 브라운아이드걸즈 소속인 미료 정도가 있겠네요. 여자 래퍼는 거의 윤미래의 독식이라 해도 좋을 듯 싶습니다. 남자를 포함한 한국 힙합의 어떤 뮤지션을 윤미래 앞에 갖다놔도 전혀 밀리지 않을테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e.via라는 여성 래퍼의 등장은 정말이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귀여운 외모까지 갖고 있다면 더더욱 그렇겠죠?


자아, 그럼 이제 곡들에 대해서 좀 얘기를 해볼까요. 앨범 전체는 한편의 라디오같은 구성으로 돼있습니다. 중간 중간 Skit에서 다음 곡들에 대해 소개도 잠깐잠깐 해주면서 말이죠.


먼저 타이틀곡에 대해서 좀 얘기해보려 합니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 곡은 'Hey'라는 곡으로 곡 전체에서 계속해서 리스너들을 향해 묻습니다. 'Hey, 랩해도 돼?' 라고 말이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네, 랩하세요....^^;'라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그것도 아주 맘껏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타이틀곡을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멜로디 전체에서 이펙트가 그녀의 목소리를 상당히 가리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듣고나면 머리 속에 남는 것은 '랩해도 돼?'라는 후렴구 부분 뿐.... 그리고 중간엔 '어? 이거 빠르네.' 이러고 끝입니다. 언론 쪽에서 '여자 아웃사이더'라는 수식어를 괜히 붙인 것이 아닐 것으로 사료됩니다.


이는 비단 타이틀 곡의 문제가 아닙니다. 앨범 전체를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머리 속에 남는 건.... '해도 돼?'라는 말 뿐입니다. 그만큼 그녀는 간절히(?) 해도 돼냐고 묻고 또 묻고 또 묻습니다. 정말 지겨울 정도로 묻습니다. 이만큼이나 지겨운 이유는 아마 같은 곡이 Radio Edit과 Original Edit 버젼으로 함께 들어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정말 지겹습니다. 계속 듣다보면 노이로제까지 생길 지경입니다. 이것이 이 앨범에 아쉬운 점입니다. 타이틀곡을 듣다보면 그녀의 랩스킬에 대해선 딱히 '별로다'라는 생각이 들진 않습니다. 타이틀곡의 Hook (후렴구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이 별로긴 합니다. 다만 이는 앨범 전체의 문제입니다. Hook이 대부분 '해도 돼?'이니까요.


게다가 15번의 트랙까지 있지만 정작 곡은 총 8곡 뿐입니다. 나머지는 Skit과 다른 버젼의 같은 곡일 뿐입니다. 이 다른 버젼의 같은 곡이 완전히 편곡된 것이라면 또 모르겠는데 단순히 가사만 다르거나 약간의 멜로디를 더한 것이라 더욱 아쉽습니다.


이러이러한 단점이 있는데도 제가 이 앨범을 사고 그다지 후회를 안 한 것은 윤미래 이후 대중에게 오랜만에 보여지는 여성 래퍼의 솔로 앨범이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곡들 자체에 대한 혹평이 있긴 했지만 그녀의 랩스킬은 상당한 수준입니다. 7년간 언더에서 활동했다고 하니 그 실력은 검증된 것일 겁니다. '아웃사이더'라는 수식어가 거슬리긴 하지만 속사포 랩과 또박또박 들리는 발음, 그리고 플로우를 타는 것까지.... 이렇게 앨범 하나를 내놓아도 전혀 이상할게 없는 실력입니다.


그리고 그녀의 목소리도 또한 상당한 메리트를 갖습니다. 분명 그녀는 미국의 정통 힙합과는 조금 떨어져있는 한국 힙합(이부분에 대해선 꽤 많은 이야기를 얘기해야하기에 이정도 선에서 넘어가겠습니다.)과 상당히 어울리는 목소리를 가졌습니다. 발랄하고 경쾌하고 가볍습니다. 한국 힙합을 논하기에 상당히 괜찮은 목소리이죠.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곡들 말입니다. 이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일기장'이라는 곡입니다.





Hey에서 보여줬던 조금은 거친 면과는 다른 상당히 발랄하고 경쾌한 곡입니다. e.via는 바로 이런 다른 두 종류의 곡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보이스 칼라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UMC가 피쳐링한 곡인 '과연 그럴까'에서 그녀의 랩 스킬을 확실히 느낄 수가 있습니다. '아, 단순히 섹스 코드 마케팅이 절실할만큼 막돼먹은 아티스트는 아니었구나.'라는 것이 저의 정말 솔직한 평입니다. 그만큼 랩스킬도 좋고 내공이 깊지만 역시나 아쉬운 것은.... 이번 앨범의 프로듀싱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e.via의 실력은 보여줄 수 있지만 한 아티스트의 정규 앨범이라 하기엔 조금 부족한 앨범'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남자들의 세계인 힙합이 지겨우셨던 분들, 뭔가 서정적인, 가슴을 울리는 랩을 듣고 싶으신 분들은 한번정도 들어보셔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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