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바래다준 너의 집앞 좁은 길에 낯설어진 내 발걸음은, 한참 지나쳐도 등 뒤가 아파..
그댈 볼 순 없지만, 난 같은 길로만 함께 걷던 길로 난 걷네 "
네 주머니속에 내 손을 넣어 따뜻하게 걷던 그 길을 나 혼자 걷는데...아무것도 잡지 않는 내 두 손이 너무 어색하기만 하다. 늘 니가 바래다 주었던 우리 집 앞을, 나 혼자 걷다가 너무도 지루해, 친구에게 전화도 걸어보지만, 이 길이 여전히 낯설고 멀게만 느껴진다. "아....우리집이 이렇게 멀었나....."
사랑 후에 내게 남은 작은 습관들이 한동안 날 참 낯설게 만든 것 같습니다. 늘 함께 했던 그 모든 것들을 이제 나 혼자 해야한다는 사실이 왜 그리도 어색한지...이 어색함을 참을 수 없어서, 사람들은 서둘러 다시 '둘'이 되려고 하는 걸까요?
사람들은 말합니다. 사랑의 부재는 또 다른 사랑으로 채우는 거라고. 너와 나..우리 둘의 세계는 끝이 났지만, 습관과 같은 그 작은 기억들은 아직 남아서, 또 다른 나의 사랑에게 전해지곤 합니다. 날 웃게 했던 귀여운 장난들, 내게 해주었던 그 달콤한 키스, 날 감동시켰던 그 아름다운 말들...
네게서 배운 그 '행복'의 기억들이 내 속에 남아, 그 귀여운 장난과 키스와 말들이...이제 그대가 아닌, 내 옆에 있는 그 '사랑'을 웃게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가 나누었던 그 사랑. 언젠간 잊혀지겠지만, 함께 나누었던 그 추억의 습관들은 쉽게 지워지는 게 아닌가 봅니다.
그대도 잊고, 아픈 기억들도 어느새 모두 지워졌는데, 따뜻한 기억들은 아직 잊혀지지 않고 남아서, 이렇게 또 다시 내 옆 자리를 가득 채우고 있는 이에게 '행복'을 전하고 있으니, 너는 충분히 내게 고마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대 걷던 길 - 노 리플라이 -
※ 이 음악은 09년 6월 발매된, 노 리플라이 'Road' 앨범에 수록되어있습니다.
가끔 시간이 멈추길 바래
너의 생각에 잠기게 되면
한참을 걷잡을 수 없어
힘이 들어
너와 서로를 마주볼 때에
옅은 미소를 머금은 채로
흐릿하게 보던 니 눈빛이
날 괴롭히는데
내 마음속 그 어딘가에 숨겨둔
아득했던 시간의 끝에
우리 언젠가는 잊혀지겠지
그대 걷던 길로 난
늘 같은 길로만 걷네
자주 입던 코트의 감촉도
별뜻없이 내뱉은 농담도
잊을법한 시간 틈 사이로
기억하고 있어
내 마음속 그 어딘가에 숨겨둔
아득했던 시간의 끝에
우리 언젠가는 잊혀지겠지
그대 걷던 길로 난
늘 같은 길로만 걷네
어깰 감싸던 그대 온기는 식어버렸고
턱밑에 작은 웃음소리도 흩어져 가
그대 손을 붙잡던 버릇이 아직 남아서
주머니 속 내 손이 익숙해지질 않아
늘 바래준 너의 집앞 좁은 길에
낯설어진 내 발걸음은
한참 지나쳐도 등 뒤가 아파
그댈 볼 순 없지만
난 같은 길로만 함께
걷던 길로 난 걷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