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사이이지만, 오래알고 지낸 것처럼 편안한 사람이 있다. 알고 지낸 시간과 그 관계의 깊이는 비례할까. 글쎄.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본래 통하는 사람은 어딘가에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오랫만이다. 5집 앨범을 가지고 돌아온 그들. 마이 언트 메리. 처음 듣는 멜로디지만, 어딘가 친숙하고 귀에 착착 감기는 매력. 푸른 양철 스쿠터는 조금은 빛바랜 추억이 담겨진 느낌이지만 그들의 감각은 전혀 녹슬지 않았다. 아주 오랫만임에도 불구하고.
푸른 양철 스쿠터는 1999년에 발표되었던 1집의 '강릉에서'의 10년후 버젼이라고나 할까. 앨범마다 쉽게 찾을 수 있는 가사속의 바다, 친구, 기억의 이미지. 아픔을 잊고, 친구를 위해, 어디론가 떠나는 그리고 한장의 추억. 누구나 떠올려보고 경험해 본 이야기들.
모 강장제 광고에 삽입되었던 '골든글러브'의 브라스 세션 소리와 둥둥거리던 베이스 소리. 습기를 잔뜩 머금은 기타 소리에, 비오는 날이면 찾게되는 'greeting song' 몇 년이 될지 모를 머나먼 타국으로 떠나는 친구를 위한 노래 '공항가는 길' 달콤한 바로 그 순간, 가사가 좋은, 가성이 인상적인 'sweet' 처음에도 그랬고,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favorite track
언니네이발관, 델리스파이스와 함께 국내 인디밴드의 대표주자로 자리 매긴지도 오랜 시간이 지났다. 기존 앨범들과는 다르게, 곡작업에도 다른 사람이 참여했고 조원선, 지선들과의 듀엣곡들도 포함된 이번 앨범은 예전보다 조금은 힘을 빼고 새로운 시도를 꾀한 모습. 그래서 조금은 안타깝게도 예전보다 한번에 휘감기는 맛은 줄어든 것 같지만, 분명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