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꽃의 꽃말입니다. 아름답게 피어있는 사진 속 모습과는 다르게 이상하리만치 슬픈 꽃말을 가지고 있는 꽃입니다. 산 높은 곳에 조용하고 쓸쓸하게 피어나 지어진 꽃말일까요? 그렇게 보면 왠지 어딘가 외로워보이기도 합니다만 사실, 이 바람꽃의 꽃말은 그리스 신화에서 그 유래가 전해집니다.
꽃의 여신인 플로라에게는 아네모네라는 시녀가 한 명 있었습니다. 아네모네는 눈이 부실 정도의 뛰어난 미모를 가지고 있었는데, 어느날 플로라의 남편이었던 바람의 신 제프로스와 서로 사랑에 빠지고 맙니다. 얼마 뒤 이 사실을 알게 된 플로라가 질투심을 이기지 못해 아네모네를 꽃으로 만들어버렸고, 큰 슬픔에 빠진 제프로스가 매년 봄이 찾아올 때마다 따뜻하고 보드라운 바람을 불어 아네모네가 화려하게 꽃피울 수 있도록 도왔다 합니다. 아네모네의 별칭이 '바람꽃'인 이유도 모두 그 때문이고, 꽃말 또한 제프로스의 슬픔을 담아 지어졌다고 합니다.
요즘 제가 즐겨보는 드라마에서도 이런 바람꽃같은 사랑이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습니다. 드라마 선덕여왕의 두 주인공, 덕만과 유신의 관계를 보고 있자면 사랑의 괴로움과 비밀스런 사랑... 그리고 신분의 차이에 의한 덧없는 사랑 모두가 느껴집니다. 보지 않아도 보이고 듣지 않아도 들려오는 그 사람... 잡고 싶어도 잡지 못하며 안고 싶어도 서로 안을 수가 없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저 시대에 저런 사랑을 했다면 과연 나는 참고 견뎌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혹시... 지금 이 시대에도 비록 상황은 다를지라도 덕만과 유신처럼, 바람꽃의 꽃말처럼 고독하고 안타까운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존재하지는 않을까요? 그 사람들 중에 몇 명은 내 주변에 있지 않았을까요? 어쩌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이... 그 중 한 명은 아니였던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