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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 잠 못드는 당신을 위한 노래

음악 페이퍼♪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9. 1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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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17일 목요일

'152번째 음악페이퍼'




밤 9시, 이제서야 겨우 밀린 업무를 다 마쳤습니다. 친구는 이미 근처 포장마차에 와 있다고 문자로 계속 나를 재촉합니다. 늦게 끝날 수도 있으니 천천히 오라고 그랬는데 벌써 도착해서는 괜히 사람 미안해지게 만듭니다. 서류를 정리하고 발에 불이 나게 걸음을 옮겨 도착한 그 곳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우동과 두 개의 소주잔, 그리고 친구의 미소가 나를 기다립니다. 나도 자연스레 입가에 미소가 번져옵니다.


밤 12시, 머리가 아파옵니다. 많이 마시지도 않았는데 집에 들어오자 마자 소파에 드러누워 버렸습니다. 한참을 멍하니 천장만 바라봅니다.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하얀 천장을 보고 있으니 내 머리 속도 하얘지는 것 같습니다. 아, 옷에서 술냄새가 납니다. 아직 술기운이 남아있는 걸까요. 이대로 잠들면 내일 아침에 일어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어서 샤워라도 해야겠습니다.


새벽 1시, 인터넷을 켜 마우스를 요리조리 움직여가며 예전에 쇼핑몰에서 봐두었던 블라우스도 한 번 더 확인해보고, 그간 들르지 못했던 사람들의 미니홈피도 조금씩 둘러봅니다. 언제나 이 때쯤 되면 찾아오는 외로움과 허전함은, 그리 쉽게 사라지지를 않습니다. 핸드폰을 집어 가나다 순으로 정리된 사람들의 이름을 천천히 복습해 봅니다. 누구라도 전화를 걸어 실컷 수다를 떨고 싶지만 너무 늦은 시간입니다. 아쉬운대로 음악이라도 틀어봅니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악기 소리가 내 귓가를 파고듭니다. 전혀 기분이 나아지질 않습니다. 재빠르게 돌아가던 CD가 한바퀴를 다 돌고서는 잠시 음악이 멈춥니다. 갑자기 방 안에 정적이 흐릅니다. 시계 소리가 너무나 크게 방 안에 울려 퍼집니다.


창가에 비친 달빛을 따라 밤하늘을 바라봅니다. 귓가에 맴도는 것은 1초 1초 더디게 움직이는 시계 초침 소리와 나의 깊은 한 숨 소리뿐입니다. 잡생각이 너무 많습니다. 크고 작은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어느새 내 눈가에 고이는 건, 역시나 또 그 사람입니다. 함께 미소짓던 그 때도 떠올려보고 다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부질없는 상상도 해봅니다. 바보처럼 한참을 멍하니 있다 정신을 차려봅니다. 그리고는 시계를 올려다 봅니다. 어느덧 너무나도 익숙해진, 새벽 3시가 또 다시 나를 찾아옵니다...





익숙한 새벽 3시
오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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