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Buzz의 보컬 민경훈이 솔로 앨범을 들고 돌아왔습니다. Buzz의 다른 멤버들이 군 입대를 하게 되어 무기한 활동 중지를 선언한 후에 나온 앨범이라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으며 컴백을 했죠. 타이틀 곡으로 나온 '슬픈 바보'라는 곡은 일반 발라드 곡과의 차별을 두어서 잔잔한 앞 부분에 뚜렷하게 대비되는 극적인 느낌의 뒤 부분을 살린 노래였지만 아주 크게 인기를 얻지 못했습니다. 사실 음악 방송에서 보여준 몇 번의 라이브에서도 무엇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많이 불안한 고음처리를 보여주었기에 대중에게 크게 다가가지 못 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타이틀 곡만 딱 놓고 보자면 크게 성공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이전 Buzz때보다 못하다고 보는 것이 맞겠죠. Buzz도 아니고 솔로 가수 민경훈도 아닌 그 중간에서 헤매는 곡을 타이틀 곡으로 들고 나왔기 때문에 대중에게서 약간(?)의 외면을 당한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앨범 전체의 완성도를 놓고 볼 때 실패했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민경훈 특유의 호소력 있는 보이스와 솔로 가수로서의 잠재력을 아는 유명 작곡가들이 많이 참여한 티가 여러 곡에서 느껴지고 있습니다. 특히 후속곡으로 정해진 '왜'라는 곡은 꽤나 높은 완성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처음 곡을 듣고, Buzz때 2집 앨범에 수록되어 많은 인기를 얻었던 '내가 아니죠'와 '거짓말'의 중간 정도의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겨울에 맞는 조용하면서도 잔잔한 멜로디 위에 사실적이면서도 서정적인 가사가 잘 곁들여 졌는데, 그렇다고는 해도 자칫 잘못하면 굉장히 밋밋하고 느낌 없는 노래로 전략해 버릴 수 있는 약간은 위험성이 느껴지는 곡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민경훈은 여기서 자신의 보이스와 창법이 가진 장점을 십분 활용해서 곡을 맛있게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처음 도입부에서 감정을 절제하면서도 혼잣말하는 느낌으로 부르고 있는데,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듯 노래의 분위기를 잘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후렴구에 와서는 조금씩 감정을 내밷다가 마지막 부분 [가버릴 사랑은...] 에서는 그냥 그대로 부르지 않고 [가아~버어~릴~ 사랑은...] 의 식으로 약간씩 느린 음꺾기를 사용해서 리스너로 하여금 흐느낀다는 느낌을 받게 해주어 곡의 느낌을 잘 살려내고 있습니다.
곡이 전체적으로 끝날 때까지 크게 튀거나 극한 부분이 없기 때문에, 조용한 발라드를 듣고 싶을 때나 사람에 따라서는(?) 잠자리에 드실 때 들어도 괜찮은 곡입니다. '왜' 말고도 앨범의 다른 곡들도 괜찮은 곡이 많으니 한 번씩 들어보시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어떠신가요? 이 추운 겨울, 민경훈의 따뜻하면서도 애절한 보이스에 한 번 빠져 보지 않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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