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라는 짧은 시간 얼마나 많은 사람들 세상의 험한 말들로 그댈 아프게 했는지 여전히 어려운 눈빛으로 나에게 얘기하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왜 그러냐고 난 말하고 있었지. 뒤돌아 선 그대가 그런 눈물 흘리지 않아도 알고 있다고. 다 알고 있다고. 나도 그대의 하루에 무거운 짐이었다면 그래서 말할 수 없었다고 미안해하지마”
온전히 내 말에 귀 기울여 주는 사람. 나의 침묵조차도 이렇게 헤아려 이해해줄 수 있는 누군가를 바라는 것은 모두의 바램이겠죠. 하지만 대부분의 모든 사람들이 이러한 관계를 바라고 있으므로 우리는 각자 너무나 이기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사랑에도 유효기간이 있다고 하죠. 설레임으로 두근거리는 심장은 300일 이후부터는 서서히 사라진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 시기동안 뇌의 많은 부분이 활성화되는데요 상대를 바라볼 때는 동공이 확대되고 도파민 분비가 활성화됩니다. 늘 기분 좋은 상태로 발걸음도 활기차고 특히 여자들의 경우에는 예뻐졌다는 소리를 자주 듣게 됩니다. 이 말이 괜히 나오는 말이 아니죠.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서로에게 익숙해지면서 본능에 이끌렸던 감정들은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범위에 접어들게 됩니다. 본래의 상태로 말이에요. 이 때 많은 연인들이 ‘헤어지거나 관계를 지속하거나‘의 경계선에 놓이게 됩니다. 진정한 사랑은 처음의 ‘열정‘으로 가득했던 그 때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더이상 설레지 않는 자신의 심장소리에만 귀를 기울이죠.
진짜 사랑이란 더이상 뇌의 변화에 의존하지 않고도 온전히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바탕으로 이끌어가는 것이라고 하는데 사실 그것을 지켜나가는 것이 쉬운 것 같진 않아요. 늘 상대가 날 먼저 이해하고 배려 해주길 원하니까요, 루시드 폴의 <알고있어요>의 가삿말처럼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그런 따뜻한 사람. 우리는 무엇이 두려워 상대에게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주길 어려워하는 걸까요.
고등어 -루시드 폴-
어떤 음악들은 멜로디는 좋으나 그것과 일체되지 않는 가사로 듣는 이의 손발을 오글오글거리게 만듭니다. 그런 음악들은 마치, 누가봐도 세련된 옷을 위 아래로 빼입었지만 둘의 매치가 조화롭지 못해 오히려 촌스럽게 보이는 옷차림처럼 영 거슬리죠.
<고등어>는 가사로 표현됐을 때 어느정도의 오글거림을 예상하기에 충분한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루시드 폴의 음악은 언제나 그렇듯이 몸에 딱 피트되는 옷처럼 전혀 거부감이 없이 편안하기만 합니다. 너무 따뜻한 가사와 멜로디의 조화는 실제 고등어를 바라보는 내 눈까지 짠하게 만들기까지하는 걸요^^;;
심지어 가사 속 꽃등심이란 단어 조차 전혀 거부감없는....이런 게 바로 루시드폴 음악의 매력이 아닐까 싶네요. "힘든 이 하루도 수고했어요"라고 나즈막히 읖조리는 루시드 폴의 음성을 듣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피로가 충분히 위로되는 것 같습니다.
※ <알고있어요><고등어>는 2009년 12월 발매된 루시드 폴의 <레 미제라블> 수록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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