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정거장 거리에 네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냥 그런 모습이 싫지 않았었던 그 시절 기다림은 또 하나의 희망을 안겨 주었다. 이런 추억을 간직하고 기다림은 그리움의 형태로 여전히 마음은 너를 바라보던 그 정거장의 장소로 달려간다. 시간과 공간을 지나 네가 있을 그곳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마음은 이렇게 넋을 놓고 무엇에 빠져 버린 몽상 속에 헤매는 꿈을 꾼다. 나의 꿈과 희망이 되었던 너의 모습 조차 희미한 그림자로 남아 있을 때 비로소 그 순간의 추억은 나만의 공간에 남겨져 있었다. 그곳에 너는 없었지만 그래도 추억은 여전히 애절하듯이 나를 바라보던 그 시선을 따라 나의 몸과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있었다.
너의 강렬한 시선을 받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마치 쉼을 쉴 틈이 없이 나대던 심장을 어떻게 진정시킬 수가 없었던 날이 있었다. 그때는 왜 그렇게 애절하게 기다림은 만남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당당한 결론을 내렸던 것일까. 이제는 그 꿈의 향기는 내 품 안에서 사라져 그 아련했던 모든 기억이 미화되어 가슴을 파고든다.
계절은 그렇게 흘러갔다. 그 계절 속에 너는 없었다. 지난 추억을 붙잡고 놓지 않았던 부질없던 마음이 이제는 너를 놔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마음과 이성이 제각기 놀고 있을 때, 너는 하늘에서 내려치는 천둥 같은 소리로 다가와 잠든 내 심연을 깨운다. 새로운 계절은 소리 없이 다가와 추억을 만든다.
아름다움도 잠시고 사랑도 지나면 정으로 살게 된다는 세상의 이치를 깨닫는 나이가 되어 비로소 기다림에 대한 나의 명확한 해석을 내린다. 마음의 기다림은 영원한 것이고 그것을 벗어나는 길은 너의 마음이 더 이상 그 추억을 떠 오르지 않을 만큼의 행복으로 그 공간을 채워야 한다.
세상에 아름다운 모든 기운을 느끼는 내 영혼이 숨 쉬는 기다림의 마지막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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