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넬 특집은 항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 넬의 4집 앨범 'Separation Anxiety'를 여러 각도로 바라보고자 준비한 시리즈 포스팅입니다. 어려운 용어가 넘치는 리뷰의 형태를 최대한 피하고, 좀 더 재미있고 쉽게 넬의 음악에 접근할 수 있게 구성해 봤습니다. 총 3개의 Part로 꾸며지며, Part.1은 이야기와 음악이 함께 하는 Music Novel (음악 소설), Part.2는 앨범을 분석해보는 이성적인 앨범 리뷰, 그리고 Part.3는 전문적인 요소를 떠나 감성적으로 바라본 앨범 리뷰가 다뤄집니다.
Part. 1 - Music Novel
Part. 2 - 이성적인 앨범 리뷰
part. 3 - 감성적인 앨범 리뷰
Part. 1 - Music Novel
- Separation Anxiety -
<1> 멀어지다...
이미... 나에게 등을 보이고 있습니다...
내 주위에 모든 사람이 날 외면하고 떠나가도...
이 사람만큼은...
이 사람만큼은 내 곁에 머물러서...
나를 지켜줄 것이다라고 믿었는데...
지금은... 나에게 등을 보이고 있습니다...
마음 속에서는 제발 나를 떠나지 말라고...
수백 번 수천 번 울부짖고 또 외치고 있건만...
내 입은 바늘로 단단히 꿰매어 놓은 곰 인형의 그것처럼...
굳게 닫혀 있습니다...
그 사람이 한 걸음 움직입니다.
그 사람이 한 걸음 멀어집니다.
그 사람이 한 걸음... 더 움직입니다.
그 사람이 한 걸음... 더 멀어집니다.
그 사람이 한 걸음씩 멀어질 때마다,
내 눈에 맺힌 그 사람의 모습도 점점 작아집니다...
그 사람의 모습이 점점 작아질수록,
내 가슴은 답답해지고 숨이 막혀오기 시작합니다...
단지 내 집착이었을까요?
단지 내 욕심이었을까요?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한 체로,
이렇게 멀어져야만 하는 걸까요?
우리는 운명이 아닌... 단지 우연이었을까요?
우리는 이렇게...
그냥 이렇게...
여기서 끝인 걸까요...
<2> Separation Anxiety...
혼자 남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정말 혼자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 사람은 이미 내 시야에서 사라진 지 오래이고,
나는 길 잃은 아이처럼 홀로 서 있습니다...
혹시나 그 사람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다시 마음이 바뀌어서 나에게 달려오지 않을까...
그 사람이 사라진 그 방향을 멍하니 응시하며,
눈물만 흘리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나를 쳐다봅니다...
무슨 큰 죄를 지은 죄인을 쳐다보듯,
따가운 시선들을 보냅니다...
평소 같았으면 나를 찔러대는
그 시선들을 견딜 수 없어서
이미 자리를 피했을 텐데...
지금은...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습니다...
중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발 밑으로 흩어져버린,
내 마음이 내 발걸음을 무겁게 만듭니다...
누군가라도 나에게 다가와,
웃으면서 이 마음을 고쳐줄 수는 없나요...
제발 누구라도...
나의 이 무거운 마음을...
제발...
<3> Moonlight punch romance...
눈을 떴습니다...
내 방은... 아직 어둡습니다...
다행히도 창문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달빛이 있어서 다시 나에게 찾아 드는
두려움과 슬픔도 조금은 위로가 되고,
힘겹게나마 견딜 수 있습니다.
나는...
혼자 침대에 누워 있습니다...
혼자... 침대에...
혼자서...
그러니까...
나 혼자서...
생각해보면...
어쩌면 나는...
처음부터 혼자였는지도 모릅니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해봐도...
억지 웃음 지으며 노력해봐도...
내 마음 속에는 항상...
쓸쓸함이 스며들어 있었습니다...
혼자 남았다는 나의 현실이...
모두에게서 버려진 나의 마음이...
자꾸만 지나간 추억들을 되살려 냅니다...
그리고...
내 뺨에는 또 눈물이 흐르기 시작하고...
달빛은 다시 그런 나를 위로해 줍니다....
나는... 나는 잘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아프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난 일들은 모두 잊어버리고...
혼자서도 잘할 수 있을 겁니다...
아니 잘할 수 있습니다...
혼자서도...
<4> 기억을 걷는 시간...
그 사람은...
나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길을 지나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도...
바람에 날려 흩어지는 저 낙엽 위에도...
물을 마시려 무심코 집어 든 유리잔 안에도...
나를 바라보기 위해 마주한 그 거울 속에도...
귓가에 살며시 내려앉은 음악 속에도...
그 사람은...
나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벌써 1년째입니다...
아직도 나는
그 사람이 보이고...
그 사람이 들리고...
그 사람이 느껴집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공간, 이 세상
모든 곳에 그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있는 모든 곳에,
내가 살고 있습니다...
그 사람은 모두 잊었을 텐데...
내가 보이지 않고...
내가 들리지 않고...
내가 느껴지지 않을 텐데...
나는... 나는...
왜 나에게만 당신의
기억이 찾아오는 걸까요...
당신의 기억은 왜...
나를 괴롭히는 걸까요...
왜...
도대체 왜...
또... 이렇게 하루가 갑니다...
벌써...
1년째입니다...